따뜻한 아랫목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군고구마를 먹으며, 순정 만화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가야할 전시와 모임이 있었지만, 그냥 집에 머물러 있었다.

이불도 빨고, 청소도 하고, 형광등도 밝은 것으로 갈아 끼우고....

음식도 정성스럽게 바로해서 먹고....책도 보며 모처럼 한가하게 보냈다.

 

예전엔 주로 이렇게 보냈었다...

 

 

 

사실 행복은 고요할 수 있을때, 그곳에 있다.

그러나 이젠 이러한 평범함이 오히려 더 쉽지 않다.

 

남은 12월은 잔잔하게 보내야지.

그리고 미소짖자..

 

헷세의 시중에서...

기도

 

신이여, 절망에 쌓이도록 하소서
당신에게가 아니라
제 자신에게 절망하도록 해 주소서
미친 듯 모든 괴로움 맛보게 하시고
온갖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제 자신이 지탱하도록 돕지 마시고
제가 뻗어나가는 것을 돕지 마소서
그러나 저의 온 의지가 이지러질 때
그 때에는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당신이 그렇게 내게 하셨다는 것을
당신이 불꽃과 고뇌를 보내셨다는 것을.
기꺼이 멸망하고
기꺼이 죽어가고 싶습니다만
저는 오직 당신 속에서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